
[일산 대화동/이삭소바] 생활의 달인이 만드는 냉모밀과 돈까스
며칠 전,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더운 날씨에 뭔가 시원하고도 든든한 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발걸음이 향한 곳은 바로 일산 대화동에 위치한 ‘이삭소바’. 소바 마니아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집인데,
알고 보니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메밀국수 장인의 가게라는 사실에 더욱 기대가 높아졌다.

외관과 첫인상
가게는 외관만 보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노포 같은 느낌. 간판은 단출하지만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럽다.
입장하자마자 바로 보이는 다찌석과 깔끔한 2~4인 테이블 구성. 혼밥도, 가족 외식도 무리 없는 구조였다.
점심 피크타임을 살짝 넘긴 시간이라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지만, 자리에 앉고 10분도 안 되어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차는 걸 보고 인기를 실감했다.

냉모밀 + 돈까스 주문..
이 날 내가 고른 메뉴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검증된 조합, 냉모밀(10,000원)과 돈까스(10,000원).
첫 방문이라면 이 조합을 추천하고 싶다. 날씨 때문인지 냉모밀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진한 가쓰오부시 육수의 존재감을 갖고 있는 ‘냉모밀
먼저 나온 건 냉모밀. 살얼음이 살짝 떠 있는 육수에, 김가루, 파, 갈은 무가 적절히 얹어진 비주얼부터 만족스러웠다.
육수 한 숟갈을 떠먹자마자 놀란 건, 그 진한 가쓰오부시 향. 대부분의 소바집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였다.
면발도 일반적인 메밀면보다 쫄깃하고 탄력있어 면치기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 단맛이 과하지 않아 남자의 입맛에도 딱 맞았다.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2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육수라고 하니, 이건 정말 장인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참고 Tip: 육수는 리필이 불가하고, 면 추가는 처음 주문시에만 가능하니 미리 넉넉하게 시켜야 한다.

바삭함과 육즙의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하는 ‘돈까스’
그리고 등장한 돈까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말 그대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돈까스 소스에 약간의 연겨자를 풀어 찍어 먹었더니, 느끼함 없이 입맛을 돋워주는 조합. 특히 냉모밀과의 조합이 아주 훌륭해서, 차가운 국수로 시원하게 속을 정리하고 따뜻한 돈까스로 포인트를 주니 완벽한 한 끼가 완성됐다.

인상 깊었던 점
- 생활의 달인 출연: 메밀국수 장인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음식에 담겨 있었다.
- 진한 육수 맛: 깊이 있고 군더더기 없는 가쓰오부시 풍미는 지금까지 먹어본 소바 중 단연 최고.
- 합리적인 가격: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매우 착하다. 특히 냉모밀과 돈까스를 각각 1만 원에 즐길 수 있다는 건 큰 메리트.
- 혼밥도 가능한 구조: 바형 좌석도 있어 직장인들의 혼밥 장소로도 딱 좋다.

아쉬운 점도 한 가지
육수 리필이 안된다는 점. 이 훌륭한 육수를 더 맛보고 싶었지만,
사장님 철학인지 단호히 리필 불가라고 하신다. 그래서인지 처음 한 그릇을 더 음미하게 된다.

위치 및 정보
-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838번길 68
-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일요일 휴무)
- 전화번호: 0507-1353-5543
- 주차: 건물 옆 소수 가능, 골목 주차는 신중히 (단속 주의)
총평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입맛을 잃기 쉬운 시기, 이삭소바의 냉모밀과 돈까스 조합은 완벽한 해답이었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이 허명이 아님을 증명하는 정직한 맛과 정성. 이 정도 퀄리티라면 재방문 의사 100%, 아니 다음엔 친구들까지 데려가고 싶다.
혹시 당신도 ‘이제 믿고 갈 수 있는 메밀 맛집’을 찾고 있었다면, 일산이삭소바는 그 기준이 되어줄 수 있는 집이라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