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아비꼬 후기 – 소고기 카레 한 그릇의 따뜻한 위로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아비꼬 AK&세종점’을 찾은 건 평범한 평일 저녁이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혼밥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중, “100시간 숙성 카레”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긴 시간 우려낸 깊은 맛이라는 말에 이끌려 자연스레 들어섰고,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꽤 만족스러웠다.

첫인상부터 괜찮았다. 매장은 청결했고, 조명은 밝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톤이라 혼자 식사하기에도 편안한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주문과 결제가 키오스크를 통해 이루어져 번잡함 없이 나만의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비꼬의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오늘의 선택은 ‘소고기 카레’였다.
숙성 카레에 진한 육향이 어우러지면 어떤 맛이 날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주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식판 가득한 카레가 나왔다. 보기에도 푸짐했다.
접시 중앙에는 윤기 흐르는 밥, 그 위로 붉은빛의 카레 소스가 듬뿍 끼얹어져 있었고,
큼직한 소고기 덩어리들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다. 기본 반찬으로는 깍두기, 피클, 그리고 육수가 제공되었다.
처음 한입을 떴을 때, 진한 향신료의 풍미와 함께 혀를 타고 넘어오는 깊은 감칠맛이 인상 깊었다.
‘100시간 숙성’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고기의 질감이었다. 얇거나 질기지 않고, 충분히 푹 익혀 부드럽게 씹혔다.
기름기가 도는 부위가 아닌 lean한 고기였음에도 촉촉하게 유지되어 있었다.
카레 소스와 어우러졌을 때의 조화는, 입 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며 단순한 한 끼 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매운맛은 2단계로 선택했는데, 마라탕 기준 1.5~2단계를 즐기는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뒷맛에 칼칼함이 살짝 남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밥과 함께 꾸준히 먹기 좋았다.

혼자 먹는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즐길 수 있는가인데,
아비꼬는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곳이었다.
1인 1메뉴 주문 시 밥과 카레 리필이 가능한 점도 큰 장점.
밥을 반쯤 비운 뒤 카레 소스를 더 얹고, 깍두기 한 조각과 함께 떠먹는 조합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니, 오랜만에 혼자서 ‘제대로’ 한 끼를 먹은 기분이 들었다.
아비꼬는 메뉴 선택의 폭이 넓고, 토핑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다.
버섯, 마늘 후레이크, 대파, 튀김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할 수 있어 다음번 방문 때는 나만의 조합으로 재도전해 보고 싶다.
특히 튀김류 토핑이 호평이 많았는데, 소고기 카레와 곁들이면 어떤 시너지일지 기대된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점심시간에는 대기줄이 길다고 하니 여유 있게 저녁시간에 방문하길 추천한다.
매장은 가족 단위, 커플, 혼밥족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고, 직원의 응대도 친절해 전체적인 경험이 좋았다.
세종에서 색다른 한 끼를 원한다면, 특히 진하고 깊은 맛의 카레를 즐기고 싶다면 아비꼬의 소고기 카레는 좋은 선택이다.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하루의 피로를 덜어주는 한 그릇의 ‘위로’가 될 수 있다.
혼밥이 낯설지 않은 당신이라면, 아비꼬에서 조용한 만족을 경험해보길 바란다.